극단 성북동비둘기 신작 <빨간 피 터지는 고백>
- Seongbukdong Beedoolkee Theatre
- 11월 23일
- 3분 분량
- 프란츠 카프카의 고전을 온라인 게임 세계관으로 이식한 1인극
- 창단 20년, 김현탁 연출이 직접 무대에 오르는 첫 작품
2025년 11월 23일 | 극단 성북동비둘기 제공

“누가 나를 플레이하는가” - 한국 실험극의 최전선에서 던지는 질문
극단 성북동비둘기의 신작 <빨간 피 터지는 고백>이 오는 11월 27일부터 12월 7일까지 성북동비둘기 창작공간 뚝섬플레이스에서 관객을 만난다. 이 작품은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를 온라인 게임 '배틀그라운드'의 세계관으로 옮긴 1인극이다. 창단 20년을 맞아 김현탁 연출이 처음으로 직접 무대에 오른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깊다.
카프카가 1917년 발표한 원작은 원숭이 ‘빨간 피터’가 인간 학술원에 자신이 어떻게 인간이 되었는지 보고하는 형식의 작품이다. 100여 년 전 카프카가 던진 “인간이 되기 위해 치러야 할 대가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빨간 피 터지는 고백>에서 디지털 시대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으로 확장된다.
전쟁 생존자에서 게임 캐릭터로
이번 공연에서 빨간 피터는 냉전시대 소련 점령하의 에란겔 섬에서 태어난 11살 소년이었다. 부모를 잃고 정부군의 총격에 쓰러진 빨간 피터는 태이고 호산 교도소의 감옥에서 깨어난다. 하지만 그곳은 실재하는 감옥이 아니다. 빨간 피터는 컴퓨터 프로그램 안, 배틀그라운드의 세계에 갇혀버린 것이다.
탈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던 빨간 피터는 어느 날 받은 한 통의 편지에서 안정감을 마주하고 다른 선택을 한다. 출구를 찾는 대신 세상을 관찰하며 인간처럼 행동하는 방법을 익히기 시작한 것이다.
Winner, Winner, Chicken Dinner
“Winner, Winner, Chicken Dinner”. 승자만이 저녁 식탁을 누릴 수 있다는 이 문구는 빨간 피터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경로를 상징한다. 그러나 생존을 위한 과정에서 치러야 했던 대가는 무엇인가. 빨간 피터로서의 자의식을 버리고 학술원 앞에 선 그는 이제 유창하게 인간의 언어로 말하고, 인간의 방식으로 행동한다.
알고리즘에 의해 설계되고 조종당하지만 스스로 생각한다고 믿는 존재. 자유로운 듯 보이지만 실은 보이지 않는 힘에 묶여 있는 현대인. “누가 나를 플레이하는가”라는 질문이 울려 퍼지는 순간, 가상과 현실, 주체와 타자, 자유와 통제의 경계가 흐려진다. 우리의 선택은 정말로 온전히 우리의 것인가?
다층적 시공간을 횡단하는 무대
영상, 미술, 음악은 물론 무용과 스포츠까지 다양한 매체를 연극의 언어로 이식해 온 김현탁 연출은 이번 작품에서 게임 속 캐릭터, 반-인간, 인간의 몸짓을 서로 다른 신체 언어로 풀어낸다. 6·25 전쟁과 5·18 민주화운동 등 역사적 사건과 다양한 텍스트를 횡단하며, 무대는 현실과 가상, 과거와 현재를 자유롭게 넘나든다. 여기에 절묘하게 배치된 영상과 음악이 장면마다 다층적인 깊이를 더한다.
검은 무대 한가운데 하얀 원. 이 단순한 무대 위에서 학술원 보고가 진행되는 동안 빨간 피터의 과거가 되살아나고, 관객은 한 존재가 생존을 위해 스스로를 지워가는 과정을 목격한다. 단순함 속에서 구현되는 복잡한 세계, 정적 속에서 폭발하는 역동성이 무대 위에 펼쳐질 것이다.
20년 연극 인생, 몸으로 건네는 고백
창단 20년 만에 처음으로 직접 무대에 오른 김현탁 연출에게 이 작품은 연극인으로 살아온 세월을 돌아보는 자기 고백이기도 하다. 출구 없는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치러야 했던 대가,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무대에 서는 이유. 빨간 피터의 보고는 한 연극인의 고백이 된다.
극단 성북동비둘기는 2005년 창단 이래 고전 희곡의 해체와 재구성, 미디어의 연극적 수용 등 독창적인 작업으로 국내외 무대에서 주목받아왔다. 동아연극상 4차례 수상의 영예를 안은 이 극단은 '뚝섬플레이스'라는 창작공간을 거점 삼아 여타의 공간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자유로운 탐색을 이어가고 있다. <빨간 피 터지는 고백>은 20년간 한국 실험극의 최전선에서 분투해온 연극인이 자신의 몸으로 직접 건네는 고백이자, 한국 연극의 새로운 지평을 제시하는 작품이 될 것이다.
극단 소개
근대 도시화로부터 살아남은 비둘기처럼, 성북동비둘기는 장르와 형식을 넘나들며 동시대 연극의 상업화와 표준화의 물결에 맞서왔다. 2005년 창단 이래, 성북동비둘기는 현존성과 재현성의 연극다움을 기반으로 미디어의 다양한 형식을 체현함으로써, ‘연극’이라는 경계를 극단적으로 재개념화 하는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고전 작품을 내·외적으로 철저히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통해 현시대 관객들과 소통하고자 한다.
<빨간 피 터지는 고백> 공연 정보
공연장소 : 뚝섬플레이스 (서울 성동구 성덕정길 25-56 2층)
공연기간 : 2025. 11. 27(목) - 12. 7(일)
공연시간 : 평일 오후 7:30 / 주말 오후 4:00 / 월 휴관
러닝타임 : 60분
관람연령 : 2007년생 이상 관람가
티켓가격 : 전석 30,000원
예매처 : NOL티켓
창안·연출·출연 : 김현탁
원작 : 프란츠 카프카 <학술원에 드리는 보고>
무대감독 : 지대현
프로덕션매니저 : 박민주
아티스틱매니저: 안수빈
홍보·마케팅 : 박효경
사진촬영 : 김철성
조연출 : 안수지
주최·주관 : 극단 성북동비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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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피 터지는 고백> 포스터 이미지
극단 성북동비둘기 서울특별시 성동구 성덕정길 25-56, 2층 뚝섬플레이스 (04774) 02-2249-3591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