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리버스 2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 (서울) | ARKO 공연예술창작주체 선정작
2025-03-14
~
2025-03-23

창안, 연출, 안무, 무대 디자인, 소품, 의상, 음악 선곡
김현탁
작
조나단 스위프트
김미옥 |
김남현 |
박은경 |
양혜선 |
황혜원 |
정준혁 |
이성원 |
조명진 |
이석중 |
최윤영 |
강지윤 |
출연
제작진 및 스태프
조명디자인 : 신동선
음향감독 : 남영모 (ARKO)
무대감독 : 지대현
프로덕션매니저 : 안수빈
드라마터그 : 박효경 신도현
사진촬영 : 김철성
영상촬영 : 이창환
접근성매니저 : 곽영현
자막해설 제작·운영 : 김서린
접근성운영협력 : 아르코·대학로예술극장
주최·주관 : 성북동비둘기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공연예술창작주체지원사업
소개
[시놉시스]
마음이 크게 동요한 상태였지만 소인국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곳의 주민들은 나를 산악 인간이라고 부르면서 이 세상에 일찍이 나타난 적이 없는 가장 경이로운 존재라고 했다. 그곳에서 나는 제국의 함대를 한 손으로 틀어쥘 수 있었고 그 제국의 역사서에 기록될 만한 여러 가지 업적을 남겼다. 그런데 이 나라, 거인국에서는 내가 한 명의 소인국 사람이 되어 아주 보잘것없는 존재처럼 보일 것이니 나로서는 얼마나 창피한 노릇인가.
- 조나단 스위프트, 『걸리버 여행기』, 「제2부 브롭딩낵 여행기, 제7장」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는 환상적인 모험담을 통해 당대의 정치사회와 인간 문명을 날카롭게 비판하는 풍자소설이다. “이 작품의 의도는 세상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려는 것이 아니라 화나게 만들려는 것”이라는 스위프트의 말처럼, 이 작품은 유쾌한 모험 이면에 자리한 인간 사회의 어두운 그늘을 파헤친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소설은 각기 다른 시점에서 인간의 본질을 조명한다. 1부에서 소인국 릴리퍼트의 우스꽝스럽고 무의미한 종교갈등과 당파싸움을 목격하며 인간 사회의 어리석음을 비웃었던 걸리버는, 2부에서 거인국 브롭딩낵에 표류하여 극적인 위치 전환을 경험한다. 이제 그는 극도로 작은 존재가 되어 거인들 사이에서 장난감이자 구경거리로 전락한다. 쥐와 파리에게도 목숨을 위협받는 처지가 된 걸리버는 ‘거인들’에게서 무사히 탈출할 수 있을까?
[공연소개]
2022년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한 전작 <걸리버스>가 조나단 스위프트의 사회고발 소설 『걸리버 여행기』 1부인 소인국 이야기를 재해석하여 스마트폰 속 작은 세상을 다루었다면, <걸리버스2>는 2부 거인국 이야기를 실험적으로 재구성하여 지나치게 거대해져버린 신자유주의 첨단화 사회를 조명한다. 전작을 관람하지 않은 관객들도 작품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이 공연에서 거인은 다양한 형태로 현대인의 삶을 지배한다. 초고층 아파트와 테마파크가 도시 경관을 장악하고, 패스트푸드와 스포츠 구단, 금융 서비스가 시민의 일상을 잠식한다. 거인의 영향력은 물리적 공간을 넘어 개인의 의식 깊숙이 침투해, 소비 패턴과 생활양식, 나아가 가치관까지 통제한다. 이러한 지배는 디지털 기술의 발달과 맞물려 더욱 교묘해진다. 온라인 세계의 익명성은 개인에게 자유를 선사하는 듯하지만, 실상 알고리즘을 통한 은밀한 통제와 감시를 가능하게 한다. 여기에 과거 군부 정권을 답습하는 정치권력은 민주주의라는 허울 아래 시민의 침묵과 순응을 종용한다.
<걸리버스 2>는 다양한 매체의 형식을 차용하여 이러한 현실을 무대화한다. 시민 인터뷰, 애니메이션, 다카라즈카, 홈쇼핑, 영화, 대중가요, 스포츠에 이르는 10여 편의 에피소드는 각 매체 고유의 문법과 감각을 연극언어로 치환한다. 각 에피소드는 독자적인 완결성을 가지면서도 다른 장면들과 유기적으로 얽혀 있다. 관객들은 마치 정교한 퍼즐을 맞추듯 흩어진 조각들 사이의 숨겨진 연결고리를 발견하며 작품의 전체상을 구성하는 지적 즐거움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리뷰